사회
"떡볶이도 파랗게", 누리꾼들 정치 중립 '눈물겨운 노력'
제9회 지방선거 본투표를 앞두고 유권자들 사이에서 특정 정당을 상징하는 색상을 피하려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SNS에 올리는 사진 한 장으로도 정치적 성향을 오해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의상 선택부터 소품 활용까지 세심하게 신경 쓰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일부 직장인들은 투표소에 갈 때 아예 무채색 옷을 골라 입는 등 불필요한 논란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극도로 조심하는 모습을 보인다.최근 래퍼 이영지는 붉은색으로 염색한 사진을 올렸다가 야당 지지자가 아니냐는 비난 섞인 추측에 직면하며 곤혹을 치렀다. 선거라는 민감한 시기에 특정 색깔을 노출한 것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이영지는 결국 머리를 다시 검은색으로 염색하고 사과문을 게시했다. 연예인들의 일상적인 활동조차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되는 과열된 분위기 속에서 대중문화 예술인들의 자기 검열은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가수 이승환 역시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투표 인증 사진을 올렸다가 누리꾼들의 도마 위에 올랐다. 평소 정치적 소신을 밝혀왔던 그가 반대 진영의 상징색을 입었다는 점을 두고 '전향한 것이냐'는 식의 억측이 쏟아진 것이다. 이처럼 개인의 취향이나 우연한 선택이 정치적 잣대로 평가받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유명인들은 투표소 앞에서의 옷차림 하나에도 전략적인 판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러한 논란을 피하기 위한 유권자들의 기발한 대응 방식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붉은색 떡볶이 사진 옆에 푸른색 필터를 씌운 떡볶이 사진을 나란히 배치해 중립을 강조하는 게시물이 큰 호응을 얻었다. 가수 데프콘은 과거 선거 때마다 여러 정당의 색깔이 모두 섞인 옷을 입고 나타나 '중립의 아이콘'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는 진영 논리가 지배하는 선거판에서 자신을 보호하려는 유권자들의 해학적인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투표 시 특정 색상의 옷을 입는 행위 자체는 법적 제재 대상이 아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자의 이름이나 기호가 명시된 복장이 아니라면 색깔만으로는 투표를 제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법적 규제와는 별개로 온라인상의 집단적인 감시와 비난이 거세지면서, 유권자들은 법보다 무서운 '정서적 검열'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색깔 논란에서 자유로운 새로운 인증 문화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정 정당의 상징색을 배제한 채 귀여운 캐릭터나 개성 있는 문구가 담긴 자체 제작 투표 용지를 활용해 기표 도장을 찍는 방식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 중이다. 아이돌 팬덤이나 개인 디자이너들이 공유하는 이러한 인증 용지는 정치적 색채를 지우고 투표 참여라는 행위 자체에 집중하려는 유권자들의 새로운 소통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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