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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피' 문신한 한국계 투수, 텍사스가 버렸다... 태극마크 꿈도 물거품?

기사입력 2025.03.24. 오전 12:37
 한국계 메이저리거 데인 더닝(31)이 소속팀 텍사스 레인저스로부터 웨이버 공시되며 큰 위기를 맞았다. '뉴욕 포스트'의 조엘 샤먼은 소식통을 인용해 "텍사스가 데인 더닝을 웨이버 공시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모든 메이저리그 구단은 2025시즌 연봉 266만 달러(약 39억 원)를 지불하고 더닝을 영입할 수 있게 됐다. 만약 어느 구단도 그를 클레임하지 않으면 텍사스는 더닝을 마이너리그로 강등시킬 수 있다.

 

한국인 어머니 미수 더닝(한국명 정미수)과 미국인 아버지 존 더닝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2세' 더닝은 다가오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참가 가능성까지 점쳐지던 유망주였다. 그는 왼팔에 한글로 '같은 피'라는 문신을 새길 정도로 모국에 대한 애정이 깊었으며, 2023 WBC를 앞두고는 직접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더닝의 프로 커리어는 순탄치 않았다. 2016년 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9순위라는 높은 순번으로 워싱턴 내셔널스에 지명된 그는 같은 해 트레이드를 통해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이적했다. 2020년 빅리그에 데뷔한 더닝은 7경기에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3.97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2020년 12월 다시 한번 트레이드로 텍사스 유니폼을 입게 된 더닝은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5승 10패 평균자책점 4.51, 4승 8패 평균자책점 4.46을 기록하며 꾸준히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2023년, 마침내 그의 커리어가 꽃을 피웠다. 35경기(선발 26경기)에 등판해 12승 7패 평균자책점 3.70이라는 커리어 하이 성적을 거두며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데뷔 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무대까지 밟은 더닝은 3경기 2⅓이닝 무실점으로 활약하며 텍사스의 우승에 기여했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2024년 더닝은 어깨 통증으로 부상자명단(IL)을 오가며 26경기(선발 15경기) 5승 7패 평균자책점 5.31로 부진했다. 이로 인해 연봉도 332만 5,000달러에서 266만 달러로 20%나 삭감되는 쓴맛을 봤다.

 

2025시즌 반등을 위해 더닝은 오프시즌 동안 혹독한 자기관리에 나섰다. 텍사스 지역 매체 '댈러스 모닝 뉴스'에 따르면 그는 식단을 조절해 체중을 두 자릿수로 감량하고, 체지방은 4~5%대로 줄이는 동시에 근육량을 5% 늘렸다. 더닝은 "지난해 안 좋은 일들이 많았다. 그런 일들을 기억에서 지우고 스스로 바로 잡으려 노력했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더닝은 2025시즌 시범경기에서 5경기(1선발) 1승 1패 평균자책점 8.18이라는 실망스러운 성적을 기록했다. 시범경기 초반 두 번째 등판까지는 총 4이닝 동안 무사사구,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희망을 보였으나, 결국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했다.

 

이번 웨이버 공시로 더닝의 메이저리그 커리어는 중대한 기로에 섰다. 다른 구단의 클레임이 없다면 마이너리그로 강등될 수 있으며, 이는 2026 WBC 한국 대표팀 발탁 가능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 야구팬들은 한국계 선수의 활약을 기대했던 만큼 더닝의 앞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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